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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의 [영화 잠] 이야기

아이엠맘 2024. 1. 1.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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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만이 알고있는 이야기.  영화 '잠'을 본 136입니다.

아내(수진)과 남편(현수), 그리고 몽유병, 거기에 접신(?)이 잘 버무려진 영화 '잠'.

영화는 친절하게도 "제1장", "제2장", "제3장"을 비주얼적으로 나눠서 시간의 흐름을 알려줍니다.

각 장별로 간단한 줄거리와 136이 바라본 '잠'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 제1장 ===
한밤중에 자고 있던 수진은 깨어나 갑자기 남편 현수가 침대 끝자락에 앉아 멍하니 있는 것을 발견한다.
현수가 "누가 들어왔어"라고 중얼거리는 것을 듣고 의아해 한다.
다시 쓰러져 잠드는 것을 본 수진은 그냥 단순한 잠꼬대인 줄 알았지만 갑자기 방문 밖에서 쾅 하는 커다란 소리가 들려 겁에 질린다.
두려움에 떨면서 현수를 깨워보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고, 쾅쾅 거리는 소리는 계속해서 들려와 어쩔 수 없이 수진은 임신한 몸으로 방문 밖으로 나간다.
소리의 정체는 베란다 문 사이에 낀 슬리퍼 때문에 문이 닫히지 않아 지속적으로 소리가 나는 것이었다.
수진은 슬리퍼를 치우고 문이 제대로 닫히도록 하지만 베란다 안쪽 창고에서 뭔가가 움직이는 것을 알아챈다.
범인은 반려동물 '후추'(강아지)였으며 모든 일이 끝나고 안도한 수진은 세상 모르고 잠든 현수에게 짜증을 낸다.
그런데 현수의 발에 베란다에 있던 슬리퍼의 다른 한 짝이 신겨져 있는 것을 보고 놀란다.

 

다음날, 수진은 일어나 현수가 지금까지 배우로서 커리어로 쌓아온 상패와 가족사진, '둘이 함께라면 극복 못 할 문제는 없다.'라는 가훈이 걸린 패를 보고 출근을 한다.
퇴근한 수진은 현수에게 새벽에 일어난 일을 말하며 무서워 죽는 줄 알았다고 하며, '누가 들어왔어'는 무슨 뜻이었냐고 묻자, 현수는 각본에 있는 대사를 잠꼬대처럼 중얼거린 것 같다며 대본을 넘긴다.
다만 확실히 현수의 말대로 그런 대사가 있었으나, '누가 들어왔어요'였다. 이때는 수진은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그날 밤, 잠든 현수를 바라보던 수진은 갑자기 현수의 빰을 살짝 때린다. 그 후 현수가 손톱으로 뺨을 살살 긁기 시작하는 것을 보고 그만 좀 긁으라며 타박한다.
조금 잠잠해지나 싶었지만 현수는 잠결에도 점점 강하게 뺨을 긁고, 이에 걱정이 된 수진은 여러 번 만류한다.
그러나 아침에 일어나 보니 현수의 뺨은 피투성이가 되어있었다. 급한 대로 수진은 응급처치를 하고 제발 병원에 가보라고 사정하지만 현수는 일이 바쁘며, 어차피 이 정도 상처는 쉽게 가릴 수 있을 거라며 촬영장으로 나선다.
남편을 보내고 난 후 집을 둘러보던 수진은 바닥에 핏자국이 남은 것을 발견하고 이를 따라가다 핏자국이 침대 밑까지 이어진 것을 본다. 침대 안쪽에는 더 많은 핏자국이 있었으며 그 끝에는 후추가 두려움에 떨며 구석에 앉아있었다.

 

뺨에 난 상처 때문에 촬영을 할 수 없었던 현수는 결국 배역을 잃게 되고, 현수는 이제 배우를 그만두고 공인중개사 시험이 어렵지 않은 것 같다며 운을 떼지만 수진은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며 둘이 힘을 합치면 못 할 게 없다는 가훈을 강조하며 힘을 내자고 한다.
또다시 현수가 뺨을 긁을까 걱정되었던 수진은 부엌에서 오븐용 장갑을 꺼내와 현수의 손에 씌워주고 안심해 잠에 든다.
그러나 그날 밤, 현수는 몽유병 상태로 냉장고 문을 열고 날달걀과 날고기 등의 음식을 날것으로 집어먹기 시작하고 이에 그치지 않고 급기야는 안방의 창문을 열고 무서운 힘으로 밖으로 뛰어내리려 하고 사력을 다해 겨우 이를 말린 수진에 의해 잠에서 깨고 대체 무슨 일이 있었냐며 어리둥절해한다.
부부는 어쩔 수 없이 집 안의 창문이란 창문에 전부 철창을 설치하게 되고 이 소식을 들은 수진의 엄마가 집을 방문해 용한 무당에게 받아왔다며 부적을 건네주지만 수진은 무당 따위를 믿냐는 식으로 거절하고 엄마를 돌려보낸다.
현수는 수진의 제안으로 치료를 위해 수면 클리닉을 같이 방문해 검사를 받는다.
그리고 현수는 렘수면 행동장애 진단을 받는다.
약을 복용하고 주의사항들을 지켜나가면서 꾸준히 관리하면 완치가 가능하다는 의사의 말에 희망을 가진다.
현수와 수진은 집에 돌아가 가위나 칼 같은 주방도구를 숨기거나 소리를 알 수 있게 방문에 종을 다는 등 집을 안전하게 만들고 술을 금지 하기로하고, 집의 술을 싱크대에 버리면서 '진작에 이랬어야 했다. 내가 못 마시는데 오빠만 마시는 게 어디 있냐'라고 하면서 현수를 나물한다.
그리고, 어느날 밤 수진은 냉장고 앞에 버려진 음식물 봉지와 음식물들을 발견하는데, 그 음식물 봉지에 강아지 털이 일부 붙어있어고, 긴장한 맘으로 냉장고를 열어보고 놀란다.

 

 
=== 제2장 ===
시간이 흘러 수진은 딸 하윤을 낳게 되었고, 남편의 수면장애에 대한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부부가 힘을 합치면 해결될 것이라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  현수는 두 번이나 가정에서 떨어져 사는 방법을 시도했으나, 부부가 힘을 합쳐서 해결하는 걸 원하는 수진은, 그 방법을 반기지 않았다.
하지만 우려대로 현수의 수면장애가 일어났고 혹여나 딸이 다칠까 두려움에 떨던 수진은 욕실에서 잠을 자기까지 하며, 현수는 또 수면장애가 도져 화장실 잠긴 문을 쿵쾅쿵쾅 두들기다,  조용해지자 수진이 문을 열고 바깥을 확인하니 현수는 거실에서 소변을 보고 있었다.
재방문한 병원에서 의사가  "언젠가는 낫는다"라고 말하자 수진은 홧김에 약병을 의사에게 던진다.
결국 수진은 엄마를 통해 무당을 소개받아 혹여나 집에 나쁜 게 있는지 알아보게 했는데 무당이 남편을 가리키며 남자 귀신에 씌였다고 말한다. 정확히는 수진이 귀신을 끌어들였고 귀신이 씌인 건 남편이라고 한다. 하지만 귀신을 쫓아 내려면 이름을 알아내야 한다며 수진에게 이름을 알아내라고 한 뒤 귀신이 "개 짖는 소리, 애 우는소리 없이 너랑 단둘이 살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고 전한다.

 

무당이 다녀간 뒤 수진은 그동안 자신이 만나왔던 남자들을 적어내리며 그들 중에 죽은 사람이 있는지 알아보지만 전부 살아있어 무당의 말을 믿지 않으려 했지만 문득 아래층에 이사를 간 할아버지를 떠올리는데, 평소 아래층 할아버지와 소음 문제로 트러블이 있었던 것을 기억해 내고,  수진은 아래층 할아버지의 행방을 묻기 위해 아래층에 방문해 해당 할아버지에 대해 물어보게 되는데, 이사를 간 게 아닌 욕실에서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느 날 밤 잠을 자고 있던 현수에게 수진이 "정말로 내 딸을 죽일 거냐"라고 소리치며 묻자 현수는 잠꼬대를 하듯 "몰라..."라고 웅얼거리게 된다.
수진은 예전에 친정엄마가 가져다준 부적을 침대 밑에 붙이며 밤새 잠든 현수를 지켜보게 되고, 실제로 현수가 수면장애 증상을 보이지 않자 부적까지 맹신하게 된다.

 

=== 제3장 ===
시간이 흘러 현수는 수면 클리닉을 다니게 되었고 수진은 정신병원에서 치료 중이었다.
수면 클리닉에서 강력한 약의 도움으로 완치 판정을 받은 현수는 곧 퇴원을 앞둔 수진을 마중 나가러 가지만 수진은 이미 하루 전날에 퇴원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연락 두절이 된 수진을 찾기 위해 현수는 수진의 어머니에게 딸을 맡기고 집으로 향한다.
그런데 현수는 집 바깥의 상황이 묘한 걸 느낀다. 
집안은 온통 부적 투성이었으며, 그곳에는 수진이 있었다.
수진은 자신이 준비한 프레젠테이션을 보여주며 현수가 귀신에 씌였다는 증거들을 보여준다.
그 후 우당탕탕 소란이 벌어지고, 
모든 것을 해결한 듯한 수진은 남편의 품에서 밀렸던 잠을 잔다.

 

이상 내용을 간략히 정리해 보았습니다.  유명한 엔딩 관련해서는 이글을 읽고 영화를 보시려는 분을 위해서 생략했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 여러 가지 생각들이 꽃 피듯 다양하게 개화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남편(현수)의 과한 몽유병으로 인해 부인(수진)이 극심한 스트레스로 육체적, 정신적 피폐함을 보이며 결국엔 몽유병 그 이상의 귀신까지 상상하게 되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주변인들마저 위험에 빠드리게 되며, 그것을 해결한 수진이 결국에야 안심하고, 밀린 잠을 자는 것으로 끝납니다.  

여기서 136의 상상을 말해보겠습니다.

1. 남편은 실제 몽유병 환자입니다.  밤에 일어나 생각 없이 음식물을 섭취하고, 또 화장실을 가서 문이 안 열리면, 거실에 소변을 보는 등 몽유병이 있는 상태입니다. 단, 남편은 그 이상의 행동은(몽유병증상) 하지 않습니다.

2. 그런데, 극에서는 그 이외의 이벤트( 첫 장면에서 자기 집에 누가 들어왔다는 것, 자기 집 강아지가 죽은 것, 남편의 얼굴을 긁은 것 )은 마치 남편이 한 행동처럼 묘사되지만, 이건 아내(수진)이 한 행동입니다.

아내 수진이 남편보다 더 심한 몽유병을 앓고 있었던 것입니다.  

첫째, 첫 장면에서 남편이 수면상태에서 "누가 들어왔어"라고 말했는데, 이전에 아내(수진)가 몽유병 상태로 집을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강아지를 위협해서, 결국 강아지가 숨어버리는 상황까지 간 거죠.  그리고 다시 침실로 왔을 때, 그때야 남편이 잠결에 인지하고 " 누가 들어왔어"라 말한 상황인 거죠.  이렇게 상상한 이유는 아내가 그 새벽에 숨어있는 강아지를 찾았을 때, 강아지는 아내에게 스스로 오지 않았습니다.  아직 아내(수진)가 몽유병 상태인지, 정상의 상태인지 강아지는 몰랐기에 본능적으로 다가갈 수 없었던 거죠.

둘째, 남편의 얼굴에 나 상처는 아내가 한 것입니다.  

여기 상처를 보시면 상처는 위에서 아래로 거의 수직으로 나있습니다.  근데 영화에서는 남편이 박박 자기 볼을 긁을 때 보면 위에서 아래로 긁지만 대각선으로 긁습니다.  이건 어쩔 수 없어요. 왜냐면 약간의 팔근육만 있어도 위에서 아래로 수직으로 긁는 게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누워서 긁을 때면 목의 각도가 더 앞쪽으로 쏠리기 때문에 박박 긁어서 그런 상처를 낸다는 건 거의 어렵죠. 

또 상처 부위는 얼굴 중에서 아내 쪽에만 있습니다.

또 얼굴에 상처와 남편 손에 피가 묻어있는 상태에서 아침을 맞이했을 때, 미치 이불은 누가 가지런히 정리 해준 것처럼 각이 잡혀있었죠.  만약 남편이 스스로 긁어서 피가 나고 그 피 묻은 손으로 이불을 정리하고 아침을 맞이했다면, 이불에도 피가 묻어있어야 했는데 말이죠.

 

셋째. 남편 얼굴에 상처를 치료한 후, 집안의 핏자국을 따라 갔더니, 침대 밑에 강아지가 숨어있었습니다.  여기서 아내는 침대 밑에 숨어있는 강아지에게 손을 뻗는데,  사진에 보시는 것처럼 핏자국과 아내의 팔과 딱 맞아떨어지죠.  마치 아내가 핏자국을 낸 것처럼. 이때도 강아지는 쉽사리 아내에게 다가오지 못합니다.  

 

 

넷째, 자기 집 강아지가 죽은 것은 결과만 보여주고, 실제 남편이 했는지, 아내가 했는지 보여주진 않았지만, 이 또한 아내(수진)
의 행위였다고 상상해 봅니다.  여기서 쌰한 느낌이 왔는데, 이 부부는 아이의 탄생을 기다리며, 남편의 안정적이지 않은 직장과 여러 가지 집안 대소사들을 준비하고 해결해야 하는 시점에서 자기 집 가훈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둘이 함께라면 극복 못 할 문제는 없다.'라는 가훈을...  남편과 아내 외엔 다 필요 없는 것이죠, 아니 이 극복은 둘이서 해결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 집안엔 둘만이 있어야 하는 것이죠.  특별한 문제가 없었을 때는 강아지는 반려견이겠지만, 이제 극복해야 할 문제들이 있을 때는 강아지는 있어서는 안되는 존재인 거죠,  오로지 둘만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그리고, 그날 남편의 몽유병 관련 병원을 다녀온 날, 집 정리( 위험한 것들을 정리) 하면서, 맥주를 싱크대에 버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때 아내가 한마디 하죠.  '진작에 이랬어야 했다. 내가 못 마시는데 오빠만 마시는 게 어디 있냐'라고, 둘이서 드디어 일을 하나씩 해결하기 시작한 겁니다.  아내는 밤에 일어나서 진작에 했어야 했던 일, 강아지를 죽이는 일을 마무리한 거죠.

 

다섯째.  아내(수진)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남편의 침대 밑에 부적을 붙여놓고, 밤새 깨어있어 남편을 관찰합니다.  그런데 이날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죠.  아내(수진)가 잠들지 않으면, 아무일도(남편 몽유병 증세- 음식먹고, 쉬하고 ㅎㅎ제외하고)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왜냐면 그런 일들은 아내가 잠들어야 발생하니까요.

 

여섯째. 엔딩에서 남편의 연기 덕분에 아내는 안정감을 느끼면서, 남편 품에서 급 잠에 빠진다.  기존에 꿈에서만 '둘이서 해결'해야 한다는 강박을 실현하고자 했지만, 이젠  현실에서 그 강박이 완성되면서 다시 편한 잠을 청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러면서 모짜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 2악장이 엔딩크레딧과 함께 흘러나옵니다.  이 곡은 모짜르트 자신이 형식을 완성한 고전주의 협주곡 중 최고라 할 수 있습니다.  간결한 형식미가 담겨있는 곡으로 [구조적으로 거의 완벽]한 (A-B-A) 구조가 거의 지켜지면서 안정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내가 그리 바라던 강박이 실현된 순간과 어울리는 곡입니다.  아내가 꿈꾸는 구조 ' 둘이 해결한다'그리고, 모짜르트가 완성해낸 협주곡 구조.  

 

이상 136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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